달이 나를 기다린다/남진우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9. 11. 11:39

어느 날 나는

달이

밤하늘에 뚫린 작은 벌레구멍이라고 생각했다

 

그 구멍으로

몸 잃은 영혼들이 빛을 보고 몰려드는 날벌레처럼 날아가

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달이 둥그러지는 동안

영혼은 쉽게 지상을 떠나지만

보름에서 그믐까지 벌레구멍은

점차 닫혀진다 비좁은 그 틈을 지나

광막한 저 세상으로 날아간 영혼은

무엇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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