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메스껍다며 이불뒤집어쓰고 두어시간을 늘어지게 자고난 집사람이 부시시 일어나더니 주방으로 들어간다.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뭘 끓여먹었네. 다아 지 살 궁리는 한다니까."
뱃속이 허전해서 라면 하나 끓여먹었더니 하는 소리다.
"밥할 힘 없네. 서릿골 식당에 전화해봐요."
"뭘 시킬까?"
"아무거나 아니, 된장찌게 시켜요!"
바깥에 나가서 먹어야만 외식이 아니다. 집에 들어앉아 이렇게 사켜먹는 것도 외식이다.
밥하기 싫다고 넋두리 널어놓는 집사람의 태업으로 우리집 오늘 점심은 외식이다. 나이든 주부태업은 국가권력으로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재주있으면 당신이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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