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네 살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4학년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딸아이를 찾으려 학교에 갔다.
학교앞 교문에 도착하니 왠걸, 아이들이 새카맣게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까만 점들처럼 많고 많은 아이들 중에 우리 집 딸아이를 찾는다는 게 불가능했다.
'허허허'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
33년이 지나가 버린 그 옛날 얘기다.
지금도 그때일을 생각하면 빙그레 미소가 지워진다.
한 조각 한 조각의 삶이 모여서 인생여정으로 엮어진다.
사람은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오늘도 추억 한 조각에 빙그레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