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가수라고 한다.
가수 중엔 노래부르는 일을 업으로 삼는 프로가수도 있고, 프로가수 뺨치게 노래를 기막히게 잘부르는 아마추어 가수도 있다.
나도 가수다.
남이 인정하지 않는 아마추어가수다. 남에게 누를 끼칠까봐 혼자 있을때만 즐겨 노래를 부르는 나홀로 가수다.
비가 내린다. 비는 아침부터 내렸다. 자전거 타고 우산받고 나서는 오늘 아침 출근길은 고역이었다. 먹고 살아가려니 어쩔 수 없는 노룻이었다.
순찰 한 바퀴돌고 컵라면으로 아침때우고 쓰레기장에 쌓여있는 그 많은 쓰레기를 정리하고 초소로 돌아왔다. 주룩주룩 내리던 장대비가 좀 약해졌다.
계절은 늦여름에서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섰다. 이번 비가 그치고나면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다.
의자등받이에 몸을 잔뜩 눕히고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나도 모르게 입안에서 노래 한 곡이 흘러나온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그 옛날 가수 박재홍이 부른 울고넘는 박달재는 나의 애창곡이다.
세월의 흐름속에 울고넘는 박달재도 추억의 고개가 되어버렸다. 천등산터널이 뚫였기 때문이다.
박달재도, 금봉이도, 도토리묵을 허리춤에 달아주던 아낙네도 이젠 늙수그레한 나이든 노인네들 가슴속에 향수로나 남아있다.
부엉이 우는 산골 나를 두고 가는 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던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비는 계속 쉼없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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