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난초.1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3. 20. 09:34

 

 

오후, 아파트를 한 바퀴 빙 둘러보았습니다.

화단 앞에 한줄로 기다랗게 서있는회양목엔 벌들이 까맣게 붙어있었습니다. 회양목꽃은 좁쌀만큼이나 작습니다. 빼곡이 박혀있는 좁쌀만한 꽃에서는 달콤한 향내음이 진동을 했습니다.벌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니 그렇게 작은 회양목꽃도 꽃축에 드는 모양입니다.

서쪽끝머리에 있는 두어 평 됨직한 공터엔 난초가 제법 자랐습나다. 사나흘 전만 해도 어른 손가락 세 마디쯤 하더니만 며칠 사이에 저렇게 물씬 자랐습니다.

5월이면 잎이 말라 없어지고 잎이 없어진 자리엔 연분홍빛 꽃대가 올라오지요. 곧이어 꽃대에선 해말간 꽃이 피어나지요. 애잔하고, 가련하고, 어찌보면 슬픈 천명을 타고난 듯한 꽃이 피지요.

사람들은 그 꽃 이름을 '상사화'라고 부런답니다. 올해도 6월쯤엔 슬픈 천명을 타고 난 꽃, 상사화가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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