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그 이듬 해였던 것 같다.
1986년5월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으니 벌써 30년이 지난 옛날 이야기다. 여름이었다. 해가 진 하늘엔 석양이 깔려 있었다. 마당 위 하늘엔 박쥐가 까맣게 날아 다녔다. 조그만 돌멩이를 하늘로 높이 던져 올렸다. 하늘로 치솟던 돌멩이는 중력의 법칙에 의하여 지상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떨어지는 돌맹이를 쫒아 박쥐 한 마리가 쏜살같이 내려왔다. 마당을 빙빙돌던 박쥐는 열려있는 현관문을 통하여 거실을 거쳐 주방으로 침입했다.
박쥐는 시력이 약한 것 같았다. 주방으로 날아 들어온 박쥐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더니 싱크대 수채구멍에 쳐박혀 버렸다.
박쥐가 불쌍했다. 수채구멍에서 박쥐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물리거나 날카로운 발톱에 할퀼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내손을 벗어난 박쥐는 하늘로 훨훨 날아갔다.
그렇게 많던 박쥐가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왜 보이지 않는지는 잘 모른다. 환경학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추정을 해본다. '소음과 미세 먼지로 환경이 오염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새와 사람이, 동물과 인간이 이웃되어 '하늘과 땅, 강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며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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