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 퇴근시간은 더할 수 없이 즐거운 시간이다. 나이든 사람도 퇴근시간이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퇴근길에 나선다. 무수히 떠있는 밤하늘 별님들을 올려다본다. 별님을 올려다보며 촛불을, 그 옛날, 1956년 민주당 대통령후보였던 해공 신익희 선생을 떠올려본다. 촛불집회에 운집한 인파마냥 해공 신익희 선생의 한강백사장 유세 때도 30여 만의 구름청중이 모여들었다. 당시의 서울 인구는 100여 만이었다.
무엇이, 무슨 힘이, 그 많은 사람들을 한강백사장에, 촛불집회에, 모여들게 했을까?
별님이 아름다운 것처럼 '정치도 아름다웠으면...'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노래를 좋아한다. 좋아는 하지만 잘 부르지는 못한다. 겨울 속의 봄날이라는 오늘 같은날, 퇴근길에 나서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돌아서서 피눈물을 흘러야 옳으냐
사랑이란 이런가요 비내리는 호남선에
해어지던 그 인사가 야속도 하드란다
집에 가봐야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그래도 퇴근길이 즐겁기만 한 것은 쉴 수있는 집으로 돌아간다는 '설렘' 때문이다.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거실에 누워 창밖의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있는 아름다운 기다림 때문이다.
가을이면 산당화나무 아래서 울어대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을 수있는 기대감 때문이다.
겨울엔 피곤한 몸을 따뜻한 방에 뉠 수있다는 아주 작지만 소중한 기다림 때문이다.
퇴근시간이 즐거운 것은 그런 사유 때문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많던 박쥐는 다 어디로 갔을까 (0) | 2017.02.28 |
---|---|
아름다운 수채화/문경아제 (0) | 2017.02.26 |
결혼기념일 (0) | 2017.02.06 |
여유.1 (0) | 2017.02.04 |
이웃 (0) | 2017.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