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바닥에 달력이 떨어져 있었다. 달력엔 무슨 표시를 해놓은 것 같았다.
떨어진 달력을 벽에 걸어놓고 들여다보았다. 11일과 17일 22일엔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보름' , '결혼기념일' , '안동' 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었다.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니 이런 뜻이었다. 11일은 정월대보름, 17일은 우리 내외가 결혼한 날, 22일은 집사람이 안동 병원에 가는 날인 것 같았다.
집사람은 이따금 정월스무하룻날이 결혼한 날이라고 되뇌이곤 했다. 부부되어 살아오면서 우리 내외는 사는 게 빠듯해서 남들처럼 결혼기념일을 한 번도 챙기지 못했다. 달력에 그렇게 표시를 해놓은 것을 보면 집사람은 맘속에나마 결혼기념일을 담아두는 것 같았다.
17일은 비번이 아닌 근무날이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그날은 점심시간에 집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외식이라도 해야겠다. 만두가게 들려서 집사람이 좋아하는 찐만두로 점심때우며 이런저런 얘기라도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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