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출근하니 5시55분이었다.
언 몸을 녹인 뒤 아침밥으로 싸가지고 온 가래떡을 난로불에 끓여먹었다.
각 동 라인의 현관불을 소등하려면 아직도 30여 분이 남아있다.
아파트에서는 급여를 7만 원 가량 올려주고 하루 근무시간를 두 시간 늘였다. 그래서 어제부터 아침 6시까지 출근을 한다. 한 시간 일찍 와봐야 그일이 그일이다. 일 더 하는 것도 덜 하는 것도 없다. 급여에 맞추다보니 근무시간만 늘어나버렸다.
7시쯤에 소등을 하고 쓰레기집하장엘 나가봤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정리도 분리도 안 되어 있다. 기가 막혔다.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긁혔다. 청소차가 다녀간 뒤 정리하려고 초소로 돌아와버렸다.
청소차가 올 무렵에 쓰레기장에 나갔다. 지저분한 그 많은 쓰레기를 별 말없이 다 싣고 갔다.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는 분리를 해놓지 않아 못 싣고 간다고 했다. 그래도 고마운 일이다.
쓰레기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주민들로부터 가끔 이런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우예 일을 혼자만 하는 것 같니더." 그러면 난 이렇게 대꾸를 하곤 했다."아닐시더. 내가 일할 때만 봐서 그러니더."
오늘도 어느 이웃이 비슷한 얘길 했다. 전처럼, 늘 하던 것처럼 그렇게 감싸주려 하다가 오늘은 부아가 치밀었다. 홧김에 맞장구를 쳐버렸다. "맞니더. 그사람 일 안하니더."
공 선배, 참 일 안한다. 일을 몸이 아닌 입으로 한다. 조선천지 자기만큼 유능한 경바원은 없는 것처럼 떠벌이고 다닌다. 3초소 구 선배도 함께 근무하면서 속 무던히 썩였다.
밤 10시 퇴근하기전, 9시 2, 30분에 쓰레기장에 나와서 정리를 하고 퇴근하면 저렇게는 안 될 것이다.
안 되겠다. 듣기 싫더라도 오늘은 메모 한 장 남기고 퇴근해야겠다. 판단은 공선배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