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길냥이.2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30. 11:44

 

저어기 조금은 먼 곳에서 길냥이가 초소쪽을 빤히 바라본다.

올까말까 갈등이 생기는 모양이다.

손을들어 오라는 신호를 보냈더니 살랑살랑 걸어온다. 그리고는 화단쪽으로 사라진다.

저 까만 길냥이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12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된다.쓰레기집하장에서였다. 까만 새끼고양이가 쓰레기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빗자루를 꼬나잡았다. 때리려고. 순간 새끼고양이는 나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새까만 맑은 눈망울이 내 눈과 마주쳤다. 때릴 수가 없었다. 먹고 살려고 저러는 것을.

슬그머니 들었던 빗자루를 내려놓았다.

그 새끼고양이가 물씬 자라나서 이젠 새끼를 거느린 어미가 되었다. 그래 새끼 잘 키우거라.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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