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쎄
이렇게 냄새나는 화장실을
날 보고 청소하래.
아 글쎄
저 지저분한 변기들을
날 보고 닸으래요.
집에선 손끝 하나 까딱 않는 귀여운 말광냥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신 이 몸에게
아 글쎄 하필이면
냄새나는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거야!
"누군가는 해야겠지."
투덜대는 등 뒤로 들려오는 굵은 목소리.
아차! 선생님께서 다 들으셨구나.
축 처진 발걸음으로 화장실을 들어서는데
선생님께서는 어느새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변기를 힘차게 닦고 계신다.
'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무리 아이들/신수진 (0) | 2017.01.02 |
---|---|
가랑잎 편지/문경아제 (0) | 2016.11.13 |
아침/문경아제 (0) | 2016.11.07 |
자매/문경아제 (0) | 2016.10.17 |
나는, 나비/김륭 (0) | 2016.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