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리릭 찌익 찌리리 찍"
"호르르 호르르"
새소리가 들려온다. 새들은 이 나무 저 나무에 앉아서 서로 노래를 주고 받는다. 어느 새가 노래를 썩 잘부르는지는 갈바람과 갈햇살이 알일이다. 인간들의 귀에는 모든 새의 울음소리가 빼어난 가수의 목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기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래를 못 부르는 새도 있기는 하다. 부엉이가 그렇고 "후후후우" 목쉰 소리를 하는 올빼미가그렇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메밀잠자리 한 마리가 유유자작 하늘을 날아다닌다. 짝을 잃은 모양이다.
옛날 어릴 적 시골집 마당에는 이맘쯤이면 메밀잠자리와 고추잠자리가 하늘에 가득했다.
흔히들 메밀잠자리와 고추잠자리를 별종으로 알고있다. 아니다. 같은 종이다. 덩치가 큰 메밀잠자리가 암컷이고 덩치가 작은 빨간 고추잠자리가 수컷이다.
그 많던 잠자리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저 넓은 갈하늘을 날아다니는 한 두마리의 잠자리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렇다. 편하게 더 편하게 살려고만 하는 인간의 끝임없는 욕망이 잠자리의 개체수를 줄여놓았을것이다.
서쪽 하늘에 뭉게구름이 하얗게 피어났다.
예전 이시간쯤엔 앞마당에서 붉은 장탉이 "꼬끼요!" 하고 요란스럽게 울어대며 새참때를 알려주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