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엔 당직을 섰다. 10시가 조금 넘은 듯했다. 열대야라드니 더위는 밤이 되어도식을 줄을 몰랐다.
무심코 밖을 내다봤다. 하얀 털북숭이가 바케츠에 떠다놓은 물을 정신 없이 먹고 있었다.
"이노무 자식 저리 안가나." 그렇게 깩 고함을 질렀다. 고함소리를 듣고 털복숭이는 마지못한듯 자리를 떴다.
'이왕 다시 떠와야 돨걸, 실큰 마시게 그냥 둘걸. 목이 어지간히 말랐던 것 같았는데...'
그렇게 궁시랑될 때에는 털복숭이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