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강문희 시인이 초소를 다녀갔다.
강문희 시인은 시내(市內)에 나올 일이 있을 때면 이따금 초소에 들려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가곤 한다.
그날 강문희 시인은 '시니어 문학상' 접수결과를 얘기했다. 접수된 총 1143편 중에 시(자유시, 시조, 한시)가 800여 편, 수필이 300여 편, 논픽션이 44편이라고 했다. 강 시인은 얘기끝에 이렇게 말했다.
"김형은 논픽션과 수필에 응모를 했지요. 논픽션은 접수가 44편이고 그중에 27편이 당선되니 김형 정도의 문객(文客)이라면 당선권내에 안들겠습니까?"
"다들 글 몇 줄 쓴다고 하는 사람들인 낀데 어디 그리 만만할라고요."
그렇게 응수를 했더니 강 시인은 이렇게 치고 나왔다.
"떨어진다카만 아예 치와뿌리소. 글이고 뭐고."
'클났다. 길고 짜른 것은 서로 대봐야 안다지만 떨이지만 우짜노. 글 못쓰는 거 아이가.
그래도 그게 아이지. 떨어져도 쓰야지. 그래야 먼 훗날 예쁜 두 손녀딸이 우리 할아버지는 세상을 아름답게 사시다 가신 분이라고 그렇게 얘기 할끼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