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조지훈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5. 7. 17:12

누구가 부르는듯

고요한 밤이 있습니다.

 

내 영혼의 둘렛가에

보슬비 소리 없이 나리는

밤이있습니다.

 

여윈 다섯 손가락을

촛불 아래 가지런히 펴고

 

지단향 연기에 얼굴을 부비며

울지도 못하는 밤이 있습니다.

 

하늘에 살아도

우러러 받드는 하늘은 있어

구름 밖에 구름 밖에 높이 나는 새

 

창턱에 고인 흰뺨을

바람이 만져 주는

밤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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