묏버들 가려 꺽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해마다 봄이 오면 생각 나는 홍랑의 시조다.
절묘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으나 돌맹이 하나 집어던지며 호수에 일어나는 물결처럼,
읽으면 읽을 수록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그런 담백한 시조다.
묏버들 한 가지 꺽어들고 경기도 파주에 있다는 홍랑시인의 묘소에 들려
꾸벅 절 두번 하고 오려고 했던 것이 올해도 글렀는가 보다.
임의 모습 올려다 보며 잠던 홍랑은 여인으로서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