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면 우리 집 큰손녀딸 신우가 중학생이 된다.
며느리와 아들이 낳은지 백날 조금 넘은 아이를 안고 일하는 아파트에 데리고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이가 벌써 열세 살 중학생이 된다.
어릴 적 큰손녀딸 신우는 엄청 예뻤다.
영주 할아버지댁에 손녀딸이 내려오면 골목길로, 서천둔치로 아이를 업고 나돌아다녔었다.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걸리기가 아까워서 그렇게 업고 다녔었다.
그런 큰소녀딸이 요즘들어서는 얼굴에 덕지덕지 여드름이 나고, 주먹코가 되고 도무지 예쁜구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기에다 목소리조차 변해버리니 그야말로 밉상이었다.
큰손녀딸은 꼴에 사춘기에 접어들었던 것이다.
엊그제 오후에 며느리에게 신우 교복 사주라며 삼십만 원을 송금했다.
중학생 되면 우리 집 큰손녀딸 신우가 어릴 적 예쁜 모습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노란 입 쉼없이 나불대는 발랄한 여중생 되면 분명 어릴 적 얼굴을 되찾을 것이다.
할아버지 큰손녀딸 김신우,
할아버지가 응원해줄게
예쁘게, 밝고 맑게
쑥쑥 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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