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열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버스 한 대가 굼실굼실 정류장으로 들어옵니다. 봉화서 오는 버스입니다. 또 한 대가 뒤따라 옵니다. 마지막 버스인 것 같습니다.
나는 객지사람이라 영주여객이 언제 생겨났는지 잘알지 못합니다. 아무튼 영주여객 버스들은 수십년 동안을 충실한 시민의 발노릇을 해왔을 것입니다.
정류장 여기저기에 버스들이 서로 등기대고 잠을 자고 있습니다. 무쇠몸이라그런지 이 겨울에 한데 잠을 자도 곳뿔 한 번 걸리지 않습니다. 저 버스들은 내일 새벽이면 부시시 일어나 뜨건한 된장국에 밥말아 먹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일터로 나갈 것입니다. 내일도, 모레도, 글피에도 아무쪼록 무탈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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