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지난 밤은
한시를 넘어서 새벽으로 치닫습니다
곁에는 집사람이 새록새록 자고있습니다
걸핏하면 생떼쓰고,
트집잡고,
목에 푸르스럼한 핏줄세우고,
"깩깩!" 소리질로대는 집사람이지만
제게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 까마득히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
두손모아 가슴에 붙이고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아프다는 말이
아내의 입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아내의 아픔을 저에게 주십시오
"저런 낮 두꺼운 녀석 보았나!"
그렇게 말씀마옵시고
제 소망을 들어주십시오
저는 건달이지만
아내는 할일이 많은 사람입니다
집안살림해야하고,
우리 집 사랑스런 두 손녀딸 건사해야 되고,
장가못간 막내아들 장가보내야하거던요
하오니 아내의 아픔을 건달인 제게 주십시오
물론 이 생명 다할 때까지
심하게 앓지 않다가 천수를 다하면 좋겠지만요
이 모든 일들을
제 뜻이 아닌
당신 뜻대로 하십시오
두손모아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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