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30일 영주장날이다. 영주장은 5일, 10일에 선다. 장에 가면 정겨운 모습들을 만난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장을 찾는다.
상인이 싸구려를 외쳐댄다. 남의 집 대문 앞에 좌판을 펼쳐놓은 수더분한 아주머니의 모습은 꼭 그 옛날의 어머니얼굴이다. 그 모습 모습들은 그 옛날의 그리운 정경이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세상을 물흘르듯이 살아가는 사람들! 그네들이 엮어가는 인생여정엔 삶의 진정성이 배어있다.
여장남자가 구성지게 불러대는 유행가 가락속엔 개똥철학이 들어있다. 이것 저것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벼가며 눈요기를 맘껏 한후 집사람이 꼭 사가지고 오라고 신신당부하던 배 몇개 사들고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