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7. 18. 12:59

 

 

 

 

 

 

 

 

 

 

 

 

 

 

 

꽃은

바보다

오늘같이

희뿌연 날

무에 그리 좋다고

생긋 웃고 앉아있는

저 꽃은

정말 바보다

 

지나간 오월,

구수산을 온통

새하얗게 물들여놓고

떠나가버린

아카시아꽃도,

찔레꽃도,

바보이긴 마찬가지다

 

애써 모은 꿀

벌 나비에게

돈 한푼 받지않고 공(空)으로

나눠 주었기에

바보다


바보 중에

바보꽃은

품넓은 호박꽃이다

힘들여 모은 양식

벌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맘껏 퍼가도

호호호 웃어버리는

맘넓은 꽃이기에

바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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