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공치사/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7. 8. 10:50

우리 집 아침은 늦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늘 아홉시가 가까워져야 아침밥을 먹곤한다.

오늘 아침엔 콩죽 한 사발 끓여주며 집사람이 말했다.

"이런 건 돈주고도 못 사먹어요."

'콩죽 한사발 내 놓고 디기 말 많네. 쇠고기 전골이라고 내어놓았다면 업어달라 하겠네.'

그렇게 되받아 치려다가 후환이 두려워 참았다.

여기서 잠깐,

경상도사투리 표준말로 번역하고 넘어가자.

'디기'란 표준말로 직역하면, '무척', '아주'로 풀이하면 된다.

집사람은 들어라는 듯 그렇게 공치사를 하고 있었다.

그 꼴난 콩죽 한사발 끓여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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