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픽션

잊혀진 명절 단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6. 7. 13:11

오늘은 음력 오월 초닷세 단오날이다.

옛날 어릴 적, 그때만해도 단오는 큰 명절이었다.

단오 전날 저녁이면 마을 청년들은 지게를 걸머지고 집집을 돌아다니며 짚을 추렴했다.

그렇게 추렴한 짚으로 그네줄을 드리기 시작했다.

두채의 그네줄을 드리자면 한밤중에야 끝이난다.

그렇게 드린 그넷줄로 마을 뒷산 아래, 경주이씨들 조상산소 옆에 있는 소나무와 뒷산 기슭에 있는 잘생긴 소나무에 그네 두채를 매었다.

 

단오는 춘궁기인 초여름 명절이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막걸리잔도 기우리고 그 귀하다는 봄떡도 맛볼 수 있는 날이 단오날이다.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쑥떡 사려고 번개시장엘 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단오를 잘 모른다.

단오가 잊혀진 명절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단오날 한낮, 쑥떡을 맛보려고 번개시장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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