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열한시 조금 넘어서 구수산기슭을 찾아갔다.
찔레꽃이 남아있나싶어서였다.
가고 없었다.
찔레꽃은 날 기다리지 않고 바람등에 업혀 소백산 너머로 가버리고 없었다.
찔레꽃이 가고 없는 자리엔 모진 고생 참아가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온 인동초가 노란 꽃을 피웠다.
산새소리 들려왔다.
"홀릭릭 홀릭릭 하늘 한번 곱다. 홀릭릭 홀릭릭 문경아제 바보. 뒷북만 치는 문경아젠 바보 바보 바보온달!"
새들은 그렇게 쫑알거리며 날 놀려댔다.
산 밑 빈 양철집엔 숨가쁘게 살다 도회지로 떠나버린 가난한 사람들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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