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4. 21. 23:39

 

 

 

 

 

별도 보이지 않는

오늘같은 썰렁한 밤엔

막걸리 한 사발 벌컥벌컥 마시고 싶다

마시곤 싶은 데,

간이 협박을 해서 못마신다

목구멍을 타고

희뿌연 막걸리가 쏟아져 내려오면

내 몸을 떠나겠다고,

가만있지 않겠다고,

그 망할놈의 자식이

협박을 한다

나는 한 마디 대꾸도 못하는 벙어리가 돼야한다

간은 갑이고 내 몸은 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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