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푸른제복시절의 추억7/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3. 25. 21:58

 

 

 

 

 

 

 

훈병시절의 이야기다.

51년, 반세기가 지나간 까마득히 멀어져간 옛이야기다.

저녁점호시간이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렇게 복창하며 인원을 점검하고 있을 때였다.

"마흔다섯, 마흔 여섯, 마흔 일곱, 마흔 여덟, 마흔 아홉,"그기까지는 좋았었다. 잘 나가고 있었으니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오십!"

순간 내무반장 배경율 병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뭐야, 오십! 야 이 노무 새까들아. 마흔아홉 담엔 쉰이지 오시입? 야 이 경상도보리문둥이 노무새끼들 꼬라박아"

 

우리 내무반엔 경상도, 제주도, 경기도 병력이 혼합되어 있었는데 경상도 병력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경상도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마흔아홉 다음엔 쉰이 아니라 오십이라고 헤아린다. 그것은 모든 경상도사람에겐 태어날때부터 잠재되어있는, '불변의 원칙'이다.

 

우린 이따금 몸속에 DNA 되어 흐르고 있는 그 '불변의 원칙'때문에 그렇게 얼차례를 받아야했다.

경상도사람 파이팅!

'길따라 물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산병원 가는 길/문경아제  (0) 2019.03.27
버스에서/문경아제  (0) 2019.03.27
점촌역에서/문경아제  (0) 2019.03.24
꿈을 찾아 달려간다/문경아제  (0) 2019.03.24
동네 한바퀴/문경아제  (0) 2019.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