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시커먼 구름 사이로 이월 초열흘 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푸른 달빛이 흐른다.
나홀로 가수 문경아제가 저 운치 좋은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어찌 노래 한곡이 없을쏘냐!
꿈엔들 변할 줄을 생각이나 했으랴
그렇게 다짐하고 맹서 했던 내 사랑
해마다 찾아드는 삼월 열나흘
저 달이 흐리거든 어느 하늘 아래서
아~아~ 찢어진 가슴 안고 우는 줄 알아다오
황금에 눈이 멀어 마음 변한 너에게
사나이 첫 순정을 속절없이 잣 밟혀
한 맺힌 가슴 안고 되돌아서서
미칠 듯 외쳐봐도 대답 없는 강물은
아~아~ 무심한 메아리만 물 위에 번져가네
1965년에 개봉된 영화 '이수일과 심순애'의 주제곡이다.
한산도가 작사했고 백영호가 작곡했다. 부산 출신의 가수 후랑크 백이 노래했다.
그때 나는 고등학교 일 학년이었다.
우리 반에 강주석이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노래를 아주 잘 불렀다.
주석이는 쉬는 시간이면 영화 '이수일과 심순애'의 주제곡을 멋들어지게 부르곤 했다.
만학을 한 그 친구와 난 고1 때 벌써 열아홉이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이 땅 그 어딘가에 살아있다면 일흔셋의 할아버지가 되었을 친구 강주석,
다정도 병이련가. 구름에 싸인 달을 쳐다보고 있자니 54년 전의 옛 친구 주석이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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