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영주의 야경/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3. 7. 10:57

 

 

 

 

 

 

 

 

 

 

 

 

 

 

 

어젯밤 아홉시 조금 넘어서 폰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미세먼지 가득 끼었는데 어딜 가려고요?"

집사람이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동네 한바퀴 돌고올께!"

"당신도 참 병이우."

 

자전거를 끌고 대문을 나섰다.

영주교회첨탑위 빨간 십자가는 늘 그랬듯이 어젯밤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교회 앞 뉘집 마당엔 온통 은백색의 불빛으로 가득했다. 카사블랑카가 따로 없다. 그 집이 바로 카사블랑카였다.

불꺼진 꽃동산로터리를 택시가 돌아갔다.

해드라이트불빛이 어쩐지 외로워보였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현란하게 등떠리라. 축하현수막도 걸리리라!

구성오거리의 불빛은 환하건만 오가는 차량들은 별로 안보였다.

꽃동산로터리처럼 분수대에도 불빛은 꺼져있었다. 주변 가게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으로 그나마 명암만 알아볼 지경이었다.

혹서(酷暑)의 여름이 되고 저 분수대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을 무렵이면 시민들은 벤치에 모여앉아 더위를 피할 것이다.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을 은행도 정문에 등만 밝힌채 쿨쿨 잠이 들었다. 피곤했었나보다.

전통재래시장 365시장은 등은 휘황찬란한데 손님의 발길은 보이지않았다. 손님들 발길이 보이지 않는 시장바닥이 왠지모르게 쓸쓸해보였다

 

가로등 너머로 불바위 윤곽이 어슴프레 보였다.

영주역을 둘러보고 하나로마트 방향으로 자전거 핸들을 돌렸다.

"오는 길에 두부 두모 사와요!" 라는 집사람 부탁이 생각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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