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싸움은 일등/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2. 9. 21:34

 

우리 내외는 두 사람 모두 다혈질이다.

해서 눈만 마주치면 싸운다.

나는 집사람이 뭐 잘못한 일이라도 있으면 이해가 되겠금 나지막이 얘길하며 설득하려고 애를 쓴다. 그럴때면 아내는 얼토당토 않는 말을 떠버려되며 되레 기가살아 생억지를 쓰곤 한다.

분통이 터져버려, "깩!" 고함을 질러대면 집사람은 찔끔하고 뒤로 물러서는 듯 하지만 이내 반격의 태세를 갖추고 덤벼들 워밍업을 한다.

우리 내외는 자다가도 싸운다.

"왜 내귓구멍에다대고 숨을 쉬는데요!"

'빌어먹을 잠결에 귓구멍인지 콧구멍이지 알게 뭐람. 별노무소리 다하고있네.'

그래, 내가 참는다.

썰렁해서 깨어보면 이불이 한자락도 없다. 집사람이 한 자락은 공구고(괴고)또 한자락은 덮고, 돌돌 말아서 자기 때문이다.

'잠자는 꼬락서니 하곤!'

척추디스크와 목디스크 수술을 받은 집사람은 허리와 목을 신줏단지 모시듯 한다.

해서 잠잘때도 허리 편하라고 이불로 허리를 괴고 잔다.

낮이나 밤이나 인간들은 싸우건 말건 우리 집 벽시계는 "째깍째깍!"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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