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흔적/문경아제 김동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17. 14:36

하얀 눈 속에

파아란 보릿싹들이

서로 등기대고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학교갔다 돌아오는 개구쟁이들

흰 눈밭에 드러누워

"찰칵!" 사진 한 장씩 박고

책보 어깨에 비스듬히 둘러매고

집으로 냅다 달음박질친다.

 

아이들은

저 멀리 달아났는데

눈밭 어디에서

재잘대는 소리 들려온다.

 

"저녁 먹고 우리 집에 숙제하러 와!"

"그래, 갈께."

"응! 나도 갈께."

"숙제하고 놀면 우리 어메가 고구마 쪄 줄 끼다."

         (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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