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101, 102동 주민여러분,
1초소근무자 저, 김동한은 오늘근무를 마지막으로 퇴직합니다.
2005년 5월16일, 입주민여러분들께서 살고계시는 동산타운에 일하러 와서 2018년 12월31일,
오늘에 이르기까지 13년 7개월동안을 별 탈 없이 근속할 수 있었던 것은 입주민여러분들께서 배려해주시고,
다독여주시고, 보살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 저문 여름날,
도솔봉위에 피어난 저녁놀은 백일홍꽃잎처럼 고왔습니다.
입주민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신 마음도 백일홍꽃잎처럼 곱기만 했습니다.
이제 그 곱디고운 입주민여러분의 마음을 가슴에 고이 담아 물러가고자 합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 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엔 입주민과 경비원사이가 아닌, 살가운 이웃으로서, 친구로서의 연(緣)을 이어가겠습니다.
이따금 승강기벽에 올려 진 어눌한 제 글을 타박 않고 읽어주신 독자님들께도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주민여러분의 가정에 신의 은총 가득 내려지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12. 31.
경비실 문경아제 김동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