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7. 4. 15:37

 

"윙윙!"

소리도 요란하게

바람이 분다

칠월, 뙤약볕 아래

때아닌 북서풍이 살차게 불어온다

 

예쁘장한

사모님 바람이다

미모의 사모님이

칠월 염천에 북서풍을 일어키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다

 

날려가지 않으려고

풀들이 납짝 엎드린다

키큰 풀이 외친다

"더 납짝 엎드려라, 날려간다!"

 

풀들은

땅바닥에 납짝 엎드려 날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바람대장은

저만큼 떨어져서

유들유들 웃으며

팔짱끼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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