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등굣길에 나섰다.
동무와 속닥속닥거리며 걸어가는 아이도 있고,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깔깔대며 가는 아이도 있다.
여자아이들의 입은 재바르기 그지없다. 그래서 잠시도 쉴 사이가 없다.
사내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시끌벅적하다. 함께 가는 친구와 장난을 치면서 가기 때문이다. 왁자지껄한 곳엔 사내아이들이 있다.
여덟시 반이 넘어서면 아이들이 거의 등교를 끝내지만 특이한 녀석도 있다. 이 녀석은 등굣길이 좀 늦다. 그런대도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저 느긋하다. 이녀석은 늘 챙이 큰 모자를 쓰고 다닌다. 송충이처럼 굵직한 눈썹하며 꽉다문 입술로 보아 한 성질하게 생겨먹었다.
지난 겨울엔 할아버지나 할머니 등에 업혀 어린이집에 가던 초롱이가 봄이되고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간다.
이 꼬마공주님이 어린이집에 가고, 이름처럼 예쁜 다나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유치원에 가버리면 아이들의 등굣길은 판막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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