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아침 햇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16. 14:00

아침 8시 10분이면 초소앞에 나와서서 교통정리를 합니다. 교통정리라고 해봐야 별것은 아닙니다. 오가는 차량을 향하여, '이리 가라, 저리가라, 서라!' 하고 수신호를 하는 게 아니니까요.

수신호를 안해도 차들은 제갈길을 알아서 오가고, 수신호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참으로 낭패겠지요. 그래서 수신호를 하지 안는답니다.

자율적 교통정리가 지시로 바뀌면서부터 틀에 박힌 교통정리로 변해갔습니다.

자율적으로 할때에는 오전 8시쯤에서부터 반까지 했습니다. 8시 반이면 아이들 등교가 거의 끝나고 차량통행도 뜸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것이 지시로 바뀌면서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8시부터 반까지였던 시간이, 8시 10분부터 50분까지, 10분 가량 늘어났습니다. 별 의미도 없는 시간, 왜 늘여놓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10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요. 그래도 추울 때 10분은 무척 깁니다. 또 10분 줄어들면 휴식시간이 그만큼 늘어나지요. 새벽 5시쯤 일어나서 5시 반에 집을 나서는 고충을 경비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입니다.

자율적일 때는 재밌게 등교하는 아이들 모습, 폰에 담을 여유도 있었지만 지시로 바뀌면서 그런 여유도 사라졌습니다. 엉뚱한 짓거리 하다가는 미운털 박히기 십상이니까요.

꼬맹이 숙녀가 메고가는 노란 가방에 달랑달랑 바둑이 두 마리가 매달려 갑나다.

할아버지 손잡고 손녀딸이 나풀나풀 어린이 집에 갑니다.

우리의 아이들 고운 모습, 폰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햇살이 참 따사로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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