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시가 훨씬 넘었다.
꿀맛같은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해는 이미 중천에 떠있다.
달콤한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주방 가스렌지 위에 얹어놓은 냄비에서 풍겨나오는 냄새였다.
집사람은 주방에서 고무마를 찌고 있었다.
고무마, 어릴적에 신물나도록 먹어댔던 먹거리였다.
안방 윗목구석에 고구마뜸을 들려놓고 늦가을부터 먹기 시작하면 겨울 삼동三冬을 보내고 늦은봄까지 먹어댔다.
"왠 고구마?"
"간나집에 갔다가 꼴부래이 몇개 가져왔지!"
'꼴부래이' 는 잔챙이의 문경지방 사투리다.
고구마도 시대따라 변화하는 것 같다.
요즘은 전에 없던 호박고구마도, 칼라고구마도 있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은 고구마 몇개로 때울 모양이다.
불현듯 시집간 딸아이가 보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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