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박정대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8. 13:49

 

문득 치어다본 하늘은

여진女眞의 가을이다

구름들은 많아서 어디로들 흘러간다

하늘엔 가끔 말발굽 같은 것들도 보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여진의 살내음새 불어온다

가을처럼 수염이 삐죽 돋아난 사내들

가랑잎처럼 거리를 떠돌다

호롱불,

꽃잎처럼 피어오는 밤이 오면

속수무책

구름의 방향으로 흩어질 것이다

어느 여진의 창가에

밤새 쌓일 것이다

여진여진 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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