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외등/문희숙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8. 11:29

 

굴뚝이 제 속을 까맣게 태우면서

누군가의 따스한 저녁을 마련할 때

길 건너

어둠을 받는

밀보릿빛 우산 하나

 

먹물에 목이 잠겨 야위는 강을 지나

내 꿈의 어지로운 십자로를 한참 돌아

사랑이

절면서 오는

굽은 길목 어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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