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삼일절과 옛 동무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1. 11:33

 

기미년己未年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방방곳곳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고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어릴 적, 학교운동장에 모여서 삼일절노래를 부르며 만세삼창을 했다. 독립선언문을 낭독이 끝나면 교장선생님은 긴 훈화를 하셨다. 삼일적 기념식은 그렇게 거행됐다.

삼일절은 국가기념일이지 노는 날이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쉬는 날, 노는 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애달픈 일이다. 성스럽고 숭고러워야할 삼일절이 노는 날 쉬는 날로 인식되다니 애달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50여 년 전, 모교의 운동장에 모여서 두손 번쩍 치켜들고 만세삼창萬歲三唱을 하던 까까머리, 단발머리, 동무들 중에 보이지 않는 벗들은 이 땅 그 어드메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50여 년 전 우린 어렴풋이나마 조국을 알았다.

목고개 함께 넘어 다니던 옛 동무들이 보고싶다. 눈물겹게 보고프다. 동무들아, 어디에서 살던 몸 건강하려무나. 친구와 고향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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