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한 잔 나 한 잔/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2. 7. 11:42

세상모르게 잤다

새벽에 일어나 오줌 한 번 누지 않고

호랑이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곤하게 잤다

 

그렇게 잘 잤으면

몸이 개운해야할텐 데,

허리도 뒤틀리고

어깨도 뻐근하고

엉치도 쿡쿡쑤신다

 

집사람 잔소리엔 쇠푼이 약이고

막둥이 손녀딸 떼쓸 땐

달달한 치킨이

약이고

내몸이 욱신거릴

요를 땐,

친구가 약이다

 

그 무서운

의사 선생께서

금주령을 내렸다지만

오늘 저녁엔 친구 만나

내 한 잔 친구 한 잔 

술 한 잔 해야겠다


설마

한 잔 술

막걸리에

죽기야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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