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서산에 핀
빨간 저녁놀에
찔끔 눈물 흘리는 사람이다
나뭇 고개 마루 위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매서운 풍기바람 못 내려오게
두 팔 벌리고 서있는 돈키호테다
담 밑에 앉아있는 길고양이 보고
어이, 춥지? 하고 말 걸어 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