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 멀다하고 만나는 노년의 이웃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고스톱치느라 여념이 없다.
말미 바로 위에 앉아있는 종호형님이 소릴지른다.
"치는 놈만 불쌍하다."
패가 좋으니 들어가라는 얘기다.
"뭐라고? 치는놈만 불쌍하다. 니 어디 한 번 당해봐라! 그래, 고다."
선밑에 자리하고 있는 길 선배가 맞받아 소릴 지른다. 내가 슬며시 패를 밀어넣자 종호형님이 말에게,
"한개팔아!" 하며 흥정을 한다.
도박과 오락을 구별할줄 아는 꾼들이 모여 노류장화로 치는 고스톱은 재미있기 그지없다.
그렇게 하루하루 사노라며 "휙휙!" 하고 지나가는 세월의 모습이 어슴푸레 보인다.
"아뿔사!" 구렁이 알같은 사랑스런 내돈 칠 천 원이 오늘도 지갑에서 새어나같다. 내일을 기약하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후 여섯시, 파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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