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꺼운 논문을 업고 사는 연구자는
극소수의 천재들 아니면, 사기꾼들
밥상도
각주로만 차려
그 나물에 그 밥
2
문하생들 손을 빌려 눈길 잡은 대작에
양심을 도려낸 후 감쪽같은 덧칠 입혀
방자한
이름 깁게 새겨
대작이라 뽑낸다
3
갖은 폼 대 재고 꼴사나운 짓만 하다
기껏 한 줌의 마음 둘 곳 못 얻어서
꼬랑지
슬쩍 빼고는
떡밥 웃음 흘린다
김경미
시조시인. 시인. 경북 의성출생. 안동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12년 「월간문학」신인상 시조당선으로 문단에 등단. 2014년 계간 문예지 「시와소금」신인상에 시로 당선. 시조시인 동인 <오늘> 회원. 2016년 경상북도 문예진흥기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