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급소 찌르기/김경미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8. 9. 11:51

1

두꺼운 논문을 업고 사는 연구자는

극소수의 천재들 아니면, 사기꾼들

밥상도

각주로만 차려

그 나물에 그 밥

 

2

문하생들 손을 빌려 눈길 잡은 대작에

양심을 도려낸 후 감쪽같은 덧칠 입혀

방자한

이름 깁게 새겨

대작이라 뽑낸다

 

3

갖은 폼 대 재고 꼴사나운 짓만 하다

기껏 한 줌의 마음 둘 곳 못 얻어서

꼬랑지

슬쩍 빼고는

떡밥 웃음 흘린다

 

 

 

김경미

 

시조시인. 시인. 경북 의성출생. 안동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2012년 「월간문학」신인상 시조당선으로 문단에 등단. 2014년 계간 문예지 「시와소금」신인상에 시로 당선. 시조시인 동인 <오늘> 회원. 2016년 경상북도 문예진흥기금 수혜.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꽃 마을/추창호  (0) 2017.10.03
주말 오후 세 시/김경미  (0) 2017.08.10
구절초  (0) 2017.06.30
월정리에서/김월준  (0) 2017.06.23
한국인의 사랑시  (0) 2017.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