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풀꽃 마을/추창호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10. 3. 19:10

 

밟아 오른 세속의 품계 음계가 되지 못하고

베고 베인 상처로 뒤척이는 길에 서면

초대를 받지 않아도 가고 싶은 마을 있다

 

습하고 외진 터도 은총처럼 축복처럼

몸 낮춰 어우렁더우렁 다복솔같이 모여 사는

쇠비름 금강아지풀 애기똥풀 깽깽이풀

 

저마다 켜든 꽃불 타올라서 절창이 되고

그 소리소리 모여서 천상의 화음이 되는

한번쯤 뿌리 내려서 살고 싶은 마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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