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여섯시쯤이었다.
땅에 쫙달라붙는 땅달이 땅꼬마가, "할배!"하고 나를 불렀다.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할배'소리였다.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가방을 둘러매고 있는 꼬맹이에게 물었다.
"할배---"라고 불렀니?"
아이는 아직 언어구사가 잘 안되는듯 했다. 긴 갈색머리의 엄마가 아이대신 대답을 했다.
독자분들께서는 오해마시라. 갈색머리라고 해서 파란 눈의 서구여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요 녀석이 아직 말이 서툴러요. 할아버지를 '할비'라고 해요."
그랬을 것이다. 녀석은, "할비!"하고 나를 불렀을 것이다. 날 부르는 아이의 소리가 반가워서 내 귀에는 할배라고 들렸을 것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사랑해요'라고 해보라고 했다. 아이는 머리위에 하트를 그렸다. 그리곤 손을 흔들며 아이와 엄마는 사라졌다. 하늘이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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