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외나무다리/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7. 16. 11:50

 

옛날, 우리 마을에서 아랫마을 성너머를 가려면 목고개를 넘어 조금만 걸어가면 되었습니다.

우리 마을 새터에서 성너머까지는 약 700m쯤 됩니다. 성너머 앞 강에는 외나무다리가 놓여있었습니다.

다리목은 소나무둥글로 세우고, 상판은 기다란 둥글로 얼기설기 엮고,

그 위에 소나무가지를 걸치고 흙을 덮은 그런 다리였습니다.

다리는 1년에 한 번은 꼭 놓아야했습니다. 지난해에 놓았던 다리가 여름 폭우에 떠내려가버리기 때문이었습니다.

1971년 3월, 군에서 제대를 하고 지금의 집사람을 만나기위해 그 외나무다리를 많이도 건너다녔습니다.

집사람 집이 강건너 옥산에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추억 속의 외나무다리도 없어진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그때의 준수한 청년도 일흔에 귀 하나가 붙어버린 노인네가 되어버렸습니다.

처녀때 가수지망생인이었던 집사람은 노래를 참 잘불렀습니다.

지금은 호흡이 짧아 그때처럼은 못 부르지만 그래도 들을만은 합니다.

중학교다니던 때, 읍내 극장에서는 '외나무다리'라는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김지미와 최무룡이 주연한 영화였습니다. 청춘커플인 최무룡과 김지미는 당시 인기절정의 배우였습니다.

신세대 젊은이들은 배우이자 가수인 최무룡을 잘 모를 것입니다.

알기 쉽게 얘기하면 최무룡은 영화배우 최민수의 아버지입니다.

미남배우였던 최무룡은 만인의 연인이었습니다. 지금도 집사람은 최무룡이 세상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합니다.

영화 외나무다리의 주제곡인 '외나무다리'는 최무룡이 직접 불렀습니다.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만나면 즐거웁던 외나무다리

그리운 내사랑아 지금은 어디

새파란 가슴 속에 간직한 꿈을

못잊을 세월 속에 날려 보내리

 

이절은 우리 모두가 돌림노래로 불러봤으면 어떨까요.

첫 소절은 경기도 양평에서 제 블로그에 놀러오신 수필가 강촌님이 불러보시면 좋겠군요.

 

어여쁜 눈썹달이 뜨는 내고향

둘이서 속삭이던 외나무다리

 

그 다음 소절은 멀리 서울에서 제블로그에 나들이 오신 준설님이 부르시면 좋겠네요.

준설님과 강촌님은 안동 풍산초등학교 동기동창이라면서요.

 

헤어진 그날밤은 지금은 어디

싸늘한 별빛 속에 숨은 그님을

 

마지막은 예천 토박이 예주 시인님이 멋드러지게 마무리 해주시면 좋겠네요.

예주 시인님과 강촌 수필가님, 준설님을 풍산초등학교 실버삼총사라고 불러드리면 되겠네요.

 

괴로운 세월 속에 어이 잊으리

'길따라 물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영주!  (0) 2017.07.20
소나기1/문경아제  (0) 2017.07.18
기차길옆 오막살이/문경아제  (0) 2017.07.08
참나리꽃  (0) 2017.07.08
그 옛날의 영화는 어디로  (0) 201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