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폭우/김경미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2. 25. 19:51

손 한번 잡지 못할 멀고 먼 당신을

텅 빈 가슴 한쪽에 품고만 사는데

기어이 큰 비가 내려

흙탕물을 만듭니다

 

앙상한 그리움에 움푹한 골만 패여

당신을 포기할 우울한 창가에는

채찍비 마른번개로

칼 소리를 냅나다

 

내 사랑 아무런 잘못도 없으면서

한없이 빌고만 싶어지는 하늘에

해마다 눈물을 쌓아

억수같이 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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