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같은 명절엔 한복을 입은 사람이 많이 보인다.
설은 민족 고유의 명절이고 한복은 조상대대로 전승되어오는 전통의상이다. 그래서일까 오늘같은 설날, 한복을 떨쳐입으면 정말로 멋스럽다.
아침에 출근했더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친척집에라도 가려는지 어른들을 따라 어딘가로 가고있다. 뉘집 아이들인지 참 사랑스럽다.
이제 마흔 네살이 된 딸내미가 여고2학년이었을 때였다. 딸아이는 집사람에게 한복을 한 벌 해달라고 했다. 지금도 예쁘지만 그무렵 딸아이는 무척 예뻤다. 그랬던 딸아이가 한복을 입었다면 더없이 곱고 예뻤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집사람은 딸아이에게 한복을 해주지 못했다. 사는 게 궁핍했기 때문이었다.
애물단지 딸아이가 박실이가 되었다. 그렇게 속을 썪이던 애물단지 딸내미가 달포 전에 짝을 찾아 갔다. 여학교 다닐때 한복 한 벌 해입히지 못한 가난한 집 고명딸이 배필찾아 가버렸다.
설날 오후, 쓰레기와 싸움을 한 뒤 초소에 들어와 앉았다. 설을 시댁에서 쇠었을 딸아이, 불현듯 딸아이가 보고파진다. 아빠는 잘못하는 게 열가지도 넘는다며 지 어미 보고 입을 쫑알거렸다던 딸아이가 너무도 보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