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전통시장인 공설시장에 들렸다.
티밥을 튀우고 강정을 하기 위해서다. 딸아이가 시집가고 없으니 집사람이 무척 바빠졌다. 그래서 집사람을 도와줘야 한다. 혼자 동동거리는 것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빙글빙글 돌려대던 풍구질도 요즘은 모터 걸어놓고 자동으로 한다. 예전에는 땔감으로나뭇조각을 지폈지만 언제부턴가 파란가스불로 대체되었다.
어릴 적, 펑허고 티밥이 튀워지면 동네꼬맹이들이 티밥기계 앞에 소복이 모여들었다.
수 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네 사는 형편도 엄청 좋아졌고 편리해 졌지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 오는 것은 웬일일까?
티밥은 쉽게 튀었는데 강정을 하려면 두 사간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춥다. 덜덜 떨린다. 발도 무척 시려온다.
자전거로 몰고 집으로 휭하니 달려온다. 집 놔두고 밖에서 몇 시간을 떨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