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골목길에 들어서면 고향마을에 온 것 같다.
그 옛날의 소꿉동무 뒷집 갑순이가,
"부뜰아 소먹이 하러가자!"하고 부르며 어디선가 톡 튀어 나올 것만 같다.
눈을 감아본다.머리결이 명주고름 같이 새하얀 우리 집 할머니가 보인다.
어슬렁거리며 우리집에 놀러오는 누님댁 누르스름한 멍구가 보인다.
배나무집 새색시도 보이고 물동이 이고 삽짝을 들어서는 작은 누나 갑사댕기도 보인다.
꼬불꼬불 골목길에 들어서면 살구꽃 활짝 핀 고향집에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