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승하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7. 29. 10:49

어제 쓰레기장에서 승하를 만났다.

승하는 올해 스물셋, 대학4학년이다. 나이팅게일의 후예가 되겠다는 간호과 4학년학생이다.

예쁘고 맘이 고운 아가씨다.

승하가 무언가를 찾는 듯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랬던 승하가 무언가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한 알의 사탕이었다.

아마도 승하의 주머니에는 사탕이 한 알 남아있었던 모양이었다.

사탕엔 포도송이가 그려져 있었다.

"입 마를때 드세요!"그렇게 얘기를 하며 승하는 하하하 웃었다.

'자식 참 많이도 컸네. 나이들면 입이 마르다는 것도 알고 있는 걸 보니......'

그렇게 얘기하는 승하의 모습에는 11년 전, 처음 만났을 때 노루새끼 마냥 아파트 마당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던 어릴 때의 모습이 제대로 담겨있었다.

나도 승하를 따라 하하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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